존경하는 동구 주민 여러분
전하1,2동·일산동 지역구 윤혜빈 의원입니다.

지난 5월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이었습니다. 2013년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WASH United)’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 온 월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월경에 대한 교육 및 위생을 강화하자는 목적에서 지정한 날입니다. 

생리용품을 국가가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6년 생리대를 살 돈이 없는 한 여학생이 신발 깔창을 생리대 대신 사용했다는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생리용품과 월경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닌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4월 청소년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청소년 생리용품의 보편적 지원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이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제한적이고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전체 여성청소년 390만여명 중 생리용품 바우처 지원사업 대상자는 23만여명으로 고작 6%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원 대상을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 한부모가족 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동구에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약 2500여명의 여성청소년들에게 생리용품을 지급하는 ‘온달(溫月)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사회가 보듬어주지 못하고 있는 사각지대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안도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부족해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생리용품 가격 탓에 현재 월 1만3000원의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비싼 생리용품 문제는 취약계층 청소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성청소년 모두가 겪는 어려움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여성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선별적 지원이 아닌 보편적 지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경기도와 광주시, 인천시 등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월경권’은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여성의 권리로 소득에 따라 구분할 이유가 없습니다. 소득을 통해 이를 가르고 분류하여 불편함과 수치심, 계급적 분리 등을 유발할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동구 역시 기초지자체의 여건으로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원의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향해가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곧 우리의 미래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동구가 처한 현실은 어떻습니까? 육아정책연구소의 ‘임신·출산 및 영유아 의료 인프라 추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동구(-62.8%)는 2016년 대비 2021년 출생아 수가 가장 급격하게 감소한 기초지자체 상위 10곳 중에 한 곳이었습니다. 동구가 지방 소멸위기 지역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얘기하기 전에,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도록 충분한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특히 지방 소멸위기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정책 수립 및 실현, 적절한 예산 편성 등 뼈를 깎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제2의 깔창 생리대 사건이나, 더 이상의 생리 빈곤이 발생하지 않도록 울산시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이상으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