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17만 동구주민 여러분! 그리고 동구청 직원 여러분! 동구의회와 동구의 살림을 이끌어 가시는 장만복의장님, 권명호 구청장님 반갑습니다. 대송방어화정동 지역구 의원 홍철호입니다.

바로 엊그제가 6월 민주항쟁 3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한 두달 뒤면 7, 8월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7, 8월 노동자 대투쟁의 성지였던 이곳 울산 동구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 놓아 외쳤던 민주노조 건설의 함성이 아직도 울려 퍼지는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하는 그 세월이 3번을 지났습니다. 과연, 우리 노동자의 삶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동구의 하청노동자의 현주소는 어떨 까요? 

지난 4월 11일, 두 명의 노동자가 성내삼거리 고가도로의 기둥에 올랐습니다. 오늘로서 두 달을 넘긴 고공농성은 언제 끝날지 모를 기약 없는 내일의 희망을 붙잡고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십 수 년 동안 배를 만들어 온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인 두 명의 노동자가 끝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고공농성의 이유는 노동자블랙리스트를 철폐하고,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하청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복직이며, 노동조합을 할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것입니다. 

30년 전, 7,8월 노동자대투쟁에서 외쳤던, 노동조합의 인정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 여전히 우리 하청노동자의 몫으로 남겨진 현실이 너무나 서글픕니다. 친 재벌 그리고 친 기업적인  적폐대상 정치인들이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악덕기업의 오너와 다를 것이 없다고 보며, 인간이기 보다 쓰다가 필요 없다면 버리는 소모성 부속정도로 생각하는 판단으로 이 나라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탄압이라는 것으로 실행되어왔고 엄연하게 한나라의 노동법이 존재함에도 양심을 저버린 적폐정치인은 선거때만 되면 노동자를 위하는 양 거짓공약을 내세워 노동자들을 2번식이나 죽이는 일을 해왔습니다. 

헌법이 보장하고 노동조합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 권리들이 제대로 구현되고 있지 못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저는, 성내삼거리에서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두 명의 노동자가 자신들의 스스로에 대한 노동권만을 찾으려고 투쟁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 나라 이 땅의 하청노동자의 끄져가는 노동권을  지키기 위함이며 그리고 한편으로는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고공 투쟁을 목숨을 걸고 한다고 봅니다.

바람이 있다면 두하청 노동자의 희망이 관철 되어 안전하게 땅을 내딛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 노동자들이 고공 농성 투쟁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블랙리스트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노동계 블랙리스트는 노동현장에서 관행처럼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현대중공업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알다시피, 블랙리스트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노동의 권리)을 침해하는 반민주적 행위이며,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재취업을 가로 막는 반노동자적 행위이며,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억압하는 반인권적 행위이며, 우리 사회의 보편적 통념을 거스르는 반사회적인 행위입니다. 

현대중공업의 하청노조에 대한 블랙리스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03년 하청노조가 만들어지면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사례와 증언들은 하나 둘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2003~4년에 하청노조 조합원이 속한 업체를 위장폐업 시키고,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재취업을 가로 막았던 일은 6~7년이 지난 2010년에서야 대법원으로부터 현대중공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로 판결이 난 바 있습니다.

또한, 2016년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의 혼란을 틈 타 하청노조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을 알려지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앞서 말한 것처럼 업체 폐업으로 인한 고용 승계에서 배제되고 재취업의 길이 가로막히는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대상의 노동자는 한가정의 가장 일수도 있고, 아들일수도 있으며, 가족일수도 있기에 노동자 도시 울산 동구의 기초의원으로 분노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리고 노동자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블랙리스트의 위법성은 보면,

첫째,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하고,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위력을 행사하여 이들을 해고하고  헌법 제33조 노동3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입니다.

둘째, 블랙리스트를 통해 다른 업체로 취업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 등은 직업 선택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도 반헌법적 행위입니다.

셋째,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활동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해고하고 다른 곳으로 취업하는 것도 가로 막아 불이익을 주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입니다.

다음으로 블랙리스트를 인권적 측면에서 보면, 블랙리스트는 은밀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자기검열과 당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며, 사상·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인권침해 행위입니다. 또한, 노동자의 일상을 감시하고 사찰하여 성향을 파악하고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것은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는 인권 유린행위입니다.

물론, 이 사회에 블랙리스트가 다시는 존재할 수 없도록 특별근로감독 실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을 통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근원적 문제 해결에 나서는 방안이 있지만, 이는 정부의 태도 변화, 검찰과 사법부의 태도 변화, 입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 8일, 이 문제와 관련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우리 지역의 김종훈 국회의원께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국회 차원에서의 적극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과 노력들이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다양한 모색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성내 삼거리 고공 농성 노동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하루 빨리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노동자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 노동자가 진정으로 대접받는 사회를 위해 저 또한 의정활동과 다양한 연대활동 등을 통해 함께 하고자 합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신 주민 여러분들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