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구 주민 여러분, 
박경옥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김종훈 청장님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남목1·2·3동의 더불어민주당 이수영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동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용역조사를 앞두고
동구문화재단의 운영과 관련된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자체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민들로 하여금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함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울산의 울산문화재단, 남구 고래문화재단, 울주문화재단 등 
울산의 지자체 문화재단 역시 크게 다르지 않고, 
현재 설립에 관한 용역발주 예정인 동구문화재단 역시 
그러한 설립 목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 대부분의 문화재단은 
그 설립 목적과는 별개로 실제 운영상에 있어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설립 초기 단계의 시행착오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는 비단 울산만이 아닌, 
전국 대부분 지자체 문화재단의 운영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실적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동구문화재단은 
단순히 용역조사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지자체 문화재단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적극적이고도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파악한 문화재단 운영에 관한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문화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관한 부분입니다.

현재 울산 지자체 문화재단의 업무를 살펴보면 
재단 설립 전에 해당 지자체 담당부서에서 하던 업무를 
문화재단으로 이관한 수준입니다. 

특히 지자체의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관리 감독으로 인해 
문화재단의 조직 운영, 예산 집행, 사업 기획 등 모든 업무가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지시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문화재단이 지자체의 수탁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자괴감 섞인 내부 비판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덧붙여,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해 좌우되는 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임원진 임명과 관련한 부정적인 현상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동구문화재단 역시, 
동구청이 출자·출연함으로써 
동구청장이 이사장을 겸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장의 입장에서는 지역문화냐, 지역정치냐의 
고민에 빠질 수 있습니다. 

변화되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치가 가능한 거래적 리더십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구조임은 분명합니다.
각별히 경계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한 문제는 
필연적으로 조직 운영의 불안정성으로 귀결됩니다.

울산의 모지역 문화재단의 경우, 
설립 시 입사했던 같은 직급의 직원이 
1, 2년 만에 모두 퇴사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문화재단의 이직·퇴사율은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특히, 직원 채용 과정에서는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인력으로 조직을 구성하고자 하지만, 
결국 자율성과 독립성이 중시되는 문화예술 분야의 인력들이 
지자체의 통제하에 놓임으로써 관료화될 수밖에 없어 
조직 역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셋째, 예산과 전문인력의 문제입니다.

동구문화재단과 같은 기초지자체의 문화재단은 
지역 정체성과 연관이 있는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풀뿌리 단체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지닙니다. 

그러나 재원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사업을 기획하거나 추진하기 어렵고 전문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 문화컨텐츠를 개발하기에 어려운 현실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동구 주민의 낙후된 문화생활을 개선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주민의 행복지수의 상승을 기대하고, 
관광문화에 대한 컨텐츠를 높이고 
명실상부 관광문화동구로서의 자리매김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문화재단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울산 동구의 열악한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문화재단의 설립이 과연 지금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첫단추부터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 시·군·구의원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동구청은 용역발주를 앞두고도 의회에 대해
동구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계획과 비전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예산 협조에 대해서도 대단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동구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이 본래의 취지보다는
동구청장의 정치적 목적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지금이라도 동구청은 문화재단에 대한 모든 내용을 의회에 공개하고
독립성·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 마련, 
투명한 인사위원회의 구성 등
혁신적인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주민의 대표인 울산동구의원으로서 분명히 말합니다.
동구문화재단.
그저 남들 하는 것처럼 하겠다면, 
그저 대충 만들기부터 하겠다면,
굳이 지금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상으로 5분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