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주민 여러분, 정용욱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정천석 구청장님과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유봉선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울산 동구가 정부의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지원
받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정작 동구에는 10% 정도만 쓰이고 있는 부당한
현실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정부는 조선산업 불황으로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동구를 포함해 경남 4곳(거제시, 통영시, 고성군, 창원 진해구), 전남 3곳(목포시, 영암군, 해남군), 전북 1곳(군산시) 등 총 9곳의 고용·산업
위기지역에 목적예비비(사용목적이 예산총칙 등으로 제한돼 있는
예비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목적예비비 지원의 목적은 조선산업 위기로 고용이 감소하고, 소상공인
기반이 붕괴된 고용·산업위기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동구의 경우 2018년 587억9,000만원, 2019년 386억3,800만원 등 총 974억2,800만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많은 조선업
노동자가 떠나면서 세수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구의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예산입니다.

 하지만 이 예산의 목적과는 달리 정작 동구에 사용되는 예산은 고작
102억5,800만원(10.5%)에 불과합니다. 연도별는 2018년 74억7,000만원, 2019년 27억8,800만원이 동구에서 쓰였습니다. 
 동구는 이 예산으로 울산 VR/AR 거점센터(20억원), 희망근로사업
(23억1,200만원), 방어진 국가어항 이용고도화 사업(11억6,000만원),
해양연안 체험공원 조성(10억원) 등 총 15개의 사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목적예비비의 89.5%인 871억7,000만원은 동구외 지역 8개
사업에 사용됐습니다.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에 가장 많은 550억원이
투입됐고, 장안-온산 국도 건설에 185억7,000만원, 국도7호(청량-옥동)
단절구간 연결 공사에 23억원이 들어갔습니다. 모두 동구가 아닌
울산시의 사업입니다.
 고용·산업위기지역에 선정된 것은 울산 동구입니다. 목적예비비는 조선업 침체로 몇 년째 최악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동구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예산입니다. 대부분의 예산이 투입된 도로사업 가운데 동구지역 내에 개설되는 것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도로사업과
동구 경기 활성화의 연관관계를 찾을 수도 없습니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목적예비비 지원의 구조적 모순 때문입니다.
 목적예비비는 당사자인 동구가 아닌 울산시를 통해 정부에 신청이 됐습니다. 광역시 단위에서 신청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목적예비비는 광역시 규모의 대규모 사업에 지원됩니다. 정작 위기 지역인 동구에는
실질적 혜택이 미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결과론적으로 고용·산업위기지역인 동구를 위한 목적예비비는
울산시의 사업을 위한 예산으로 변질됐습니다. 이에 울산시는 반성해야
합니다. 동구의 위기로 인해 지원받은 예산을 본인들의 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동구를 위한 울산시의 사업은 조선해양기자재기업 국제인증 및 벤더등록 지원(3억원), 조성해양 CAE 기업지원센터 구축(30억원), 위기지역 R&D(35억원) 등 3가지
정도입니다. 총예산은 총 68억원으로 울산시가 사용한 871억7,000원의
7.8%에 불과합니다.  

 광역시가 아닌 일반 시·군은 도를 경유하지 않고 목적예비비를
정부에 신청해서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광역시에 속한 구·군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울산시와 동구가 함께 정부에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몇 년째 불황으로 삶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는 동구 주민들을 위해 목적예비비가 제대로
쓰여야 합니다. 

 이상으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